어제(23일) 한국오라클에서는 클라우드 전략 발표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오라클, “기존 썬 클라우드 전략과는 달라” )
오라클 본사의 죠지 데마레스트(George Demarest) 전무가 참석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오라클의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사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오라클과는 좀 안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지금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주도해 온 것이 오라클이기 때문입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는 마케팅 용어인 헛소리”라거나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미 다 있는 것을 다시 한 군데 몰아넣고 재정의한 것에 불과하다”는 말을 자주했습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의 이런 비판은 수긍할 만한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과거의 네트워크 컴퓨팅, 그리드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유틸리티 컴퓨팅 등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IT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오라클도 언제까지나 비판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속으로는 비록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라고 해도 시류에 편승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관심 없던 오라클이 갑자기 이 시장을 위한 새로운 무기가 생겼을 리는 만무합니다. 입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뭔가 특별한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 해 인수한 썬마이크로시스템의 클라우드 전략을 중단시켰죠. 오라클은 앞서 썬마이크로시스템이 추진하던 ‘오픈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사업자로는 나서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어제 행사 이후의 각종 보도를 보면 오라클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별 전략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제 발표된 오라클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을 요약하자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성할 때(Public Cloud) 오라클의 기술과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단적으로 얘기하면 기업들에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을 팔겠다는 얘기입니다. 기존에 하던 사업과 다를 게 없는 것이죠. 오라클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이든 아니든 이 제품들을 팔고, 유지보수 서비스를 하면서 매출을 올렸습니다.

클라우드 전략이라고 거창하게 발표했지만, 기존의 사업에 ‘클라우드’라는 포장을 씌운 것뿐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포장’이라고 보는 오라클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라클은 이미 수년 전부터 ‘그리드(Grid)’를 주창해 왔습니다. 오라클 DBMS 최신 버전인 11g의 'g'가 의미하는 것도 그리드입니다.

오라클은 여전히 그리드를 외치고 싶겠지만, 시대는 이미 클라우드로 넘어가 버렸네요. 물론 그리드 컴퓨팅과 클라우드 컴퓨팅은 크게 다르지 않은 개념입니다.

하지만 그리드 컴퓨팅은 오라클이 주도한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구글과 아마존, 세일즈포스닷컴이 주도한다는 이미지가 강하죠.

클라우드 컴퓨팅의 갑작스러운 부상은  최신 트랜드를 선도하는 오라클에 대한 이미지를 없애 버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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